2015년 1월 28일 수요일



시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시는 소중한 것을 위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시란 어린이에게 노래가 되고 젊은이에게 철학이 되고 노인에게는 인생이 되는 시' - 괴테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24 Jan 2015


한 사람 한 사람 안에는 우주가 있다
많은 곳을 가보고 여러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삶을 대하는 눈이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없다

하나의 관계 속에도 우주가 있다
수도 없이 많은 관계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고
앞으로 형형색색의 다양한 세상을 마주하고
혹은 그렇지 못한다 해도 두려워하거나 서두를 필요가 없다

자꾸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지 말자
자꾸 더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하지 말자
내 안에 존재하는 것들로도 충만한 마음

이미 너는 모든 것을 이루었으니


려진
- Book of [Big bear Little brother]

2015년 1월 22일 목요일

2015년 1월 18일 일요일

누룽지맛 사탕


누룽지맛 사탕

권려진

아, 
아, 아프다
누군가와 함께 아프면 조금 덜해질까
너무 커다란, 찬란한 어둠이 내 안에
꿈틀거리며 배고픈 눈을 꿈뻑거리고 있다

그래,
삶은 허기로 가득찬 배에 돛을 단 듯 그저 흘러가는 것이겠지
그래, 
그 누구도 줄 수 없던 미소가 그리워 눈물 흘리는 것이겠지

그래도 찾아가야 하는 고통의 낯빛은 어디서 반짝거리고 있을까
고난의 언덕 너머 처량하게 흔들리는 달빛은
모두의 눈물이 일궈낸
구수한 누룽지맛 사탕

나의 허기를 달래 줄 동그랗고 노오란 빛
너무 아까워서, 이 세상에 하나뿐이라서
나는 차마 입에 넣지 못한다

두고 두고 밤하늘에 띄워 놓으련다
매일매일밤 그 달달함을 상상하며
 꼬르륵 소리를 참아보련다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편지를 쓰는 것은...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사랑을 받기만 했던 나는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
요즘은 어디에서든지 '사랑'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그 의미가 도대체 얼마만큼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사랑은 완성이나 결과를 향하는 것이 아닌
달리는 과정, 그 자체일 뿐이라는 것을...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의 사랑시와 노래 그리고 음악이
넘쳐 흐르고 있는 우리들의 세상이지만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시를 읽을 만큼 외롭다
그러한 곳에서 나는 하늘을 향해 뿌리내린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세상을 향해 가지를 늘어뜨리고 향기로운 꽃과 열매를 내어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하고 싶다

27 DEC 2014 권려진

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 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  책'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중에서 -

Shade and Darkness - the Evening of the Deluge exhibited 1843

Oil paint on canvas

This is one of my favourite Turner's late works. 
I was captivated by flying birds with the waves.

검은 새들의 날갯짓 아래 
깊이를 알 수 없는 혼돈이 흐르고 있다
검은 파도의 끝자락을 움켜 쥔 날개가 
시리도록 소리없는 고독의 빛 저편으로
점점 희미해져 간다
창조의 첫 날이 그러했듯이

16 DEC 2014
Rachel Kwon